김씨표류기 (★★★☆)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
결국 소통이다.

남 김씨가 HELP를 포기하고 HELLO를 선택하게 된 이유도,
여 김씨가 은둔을 포기하고 한 밤의 모험을 선택하게 된 이유도,
그래서 두 사람 모두 인생을 바꿀만한 변화를 겪게 되는 이유도 모두 다.


원하지 않게 감금되어버린 김씨는 그 소통으로 인해 그곳에 있을 이유를 찾아낸다.(절실했을 것이다.)
누군지도 모르고 어디있는지도 모르는 그 와의 대화는, 견디는 매일을 생활하는 매일로 변하게 했다.
나를 이 곳에 제발 그냥 놔둬달라는 진심어린 절규를 하게 될 정도로.

반면 스스로를 감금했던 김씨는 그 소통으로 인해 그곳에서 나가야할 이유를 찾는다.
(이것은 거의 부여받은 임무에 가깝다.) 
민방위훈련 날이 아닌데도 대낮에 카메라를 잡게 하는 그 와의 대화는, 생활의 리듬에 변화를 주었다.
어머니에게 문자가 아닌 대화로서 부탁을하고, 스스로 자장면을 주문하게 될 정도로.

결국 두 사람은 서로의 위치가 역전되고, 유일하게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 만난다.



이해준 감독은 이 순수한 동화의 끝을 긍정적으로 맺지만,
영화를 본 후 걱정되는 건 이후 두 김씨의 생활이다.

남 김씨에게는 밤 섬의 왕과 사회의 노예, 둘 중 어느 쪽이 행복할까.
여 김씨에게는 인터넷 인격과 이름 석자를 말 할 수 있는 인간, 둘 중 어느 쪽이 행복할까.
그리고 삶을 살아내는 데 유일하게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존재라는 건 어떤 것일까.

어쨌든 잘 견뎌내고 생활해주길 바란다, 두 김씨.



P.S 1 이해준의 첫 단독 연출작이라 알고 있다. 전작([천하장사 마돈나])과 많이 달라진지는 모르겠고
        자신의 캐릭터를 따뜻하게 바라보는 연출이 오히려 전작을 연상하게 했다.
P.S 2 의외로 정재영의 연기가 종종 고개를 갸웃거리게 했는데, 
        자잘하게 드러나는 감정처리들이 좀 과할때가 있다는 느낌이었다.
        정려원 쪽은 솔직히 연기력을 요구하는 캐릭터가 아니다. 
        나레이션이 좀 많긴 하지만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었고,
        아무리 살을 빼고 더러운 옷을 입고 이마에 흉터를 만들어도 미모는 사라지지 않더라......
        다만, 아오이 유우를 떨쳐내는 것은 과제로 남을 것이다.

by 폴라로이드 | 2009/06/05 03:35 | 취미생활 | 트랙백 | 덧글(0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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